1. 부추 이야기
드디어 황사와 싸워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를 피해 다니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도 너무 지루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꼭 외출해야 할 때는 황사를 최대한 피할 수 있게 철통방어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집안에 초록 잎의 화초를 많이 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초록 잎의 화초와 더불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부추도 베란다에 두고 키워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부터는 미세 먼지가 심했다가 또 비가 왔다가 수도 없이 반복하니 외출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꼼지락꼼지락 이일 저일을 하다가 비가 왔던 며칠 전에는 갑자기 부추전이 생각이 났습니다. 부추를 좋아하다 보니 간혹 해 먹게 되는 것이 부추전이나 부추무침이 있답니다. 부추는 양기를 북돋워 주고 피를 맑게 한다고 많이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농사를 짓는 집마다 부추밭은 꼭 있었다고 합니다. 밭이 크지 않더라도 대문 안 한쪽에 꼭 자리했던 것이 부추가 자라는 자리랍니다. 봄부터 늘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면 한 움큼 뜯어다가 새콤달콤 매콤하게 무쳐 놓으면 밥 한 그릇 뚝딱 없어지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부추무침입니다. 먹거리가 흔하지 않던 옛날 어르신들은 비가 오면 막걸리 한 주전자와 부추전을 만들어 드시며 그날의 피로를 없앴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곁에서 건강에 좋은 부추는 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마트에 가면 일 년 내내 구할 수 있고 또 가느다란 약 부추 같은 개량종들이 많이 나와 있어 다양한 요리를 해 먹기 아주 좋습니다. 저는 사실 부추를 아주 좋아하지만 땅에서 자라고 있는 부추를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부추인지 일반 풀인지를 말입니다. 어려서부터 서울에서 자란 저로서는 농촌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잘못 알아본다는 게 간혹 창피하기도 합니다. 마트에 가서 이름표를 붙인 아이들을 봐야만 '아~이것이 부추구나' 하며 그때야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창피함을 무릅쓰고 오늘은 부추의 다양한 효능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법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2. 부추의 효능 5가지
부추는 알고 보면 정말 다양한 효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알아보려 합니다.
1. 여성분들의 경우 월경불순과 함께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차가울 때와 남성의 경우 양기가 허약해서 오는 증상인 소변을 볼 때 시원하지 못하고 소변이 물처럼 맑거나 뿌옇게 보이면 부추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또한 허리나 엉덩이까지 몸이 차가워서 오는 요통이나 무릎 통증에도 좋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몸에 열에너지 원이 모자라서 생기는 양기 허약 증후군 증상이라고 합니다. 부추는 열에너지 원을 돋우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근본적으로 몸이 찬 분들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2. 부추는 강장 작용을 합니다. 부추에는 철분이 많아 혈액을 정상화하며 모든 세포에 활력을 줍니다. 그러기에 간 기능을 강화해서 해독 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간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부추를 꾸준히 섭취하면 통풍에도 좋다고 합니다.
3. 부추는 어혈을 풀어줍니다.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부추는 혈액 순환을 도와 몸 안에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뭉쳐 있는 피가 제대로 순환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거기에 지혈 작용까지 합니다. 과거에는 출혈성 질환에 보조요법으로 부추를 먹거나 부추즙을 내어 피가 나는 환부에 바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4. 부추는 신경안정제 역할도 합니다. 부추에는 카로틴, 비타민B1, B2, C가 풍부하고 신경을 진정시키는 유화알릴 성분이 있어 신경을 안정시켜주며 정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집중력을 키워줍니다.
5. 부추는 위와 장의 기능을 촉진하고 강화해 줍니다. 항균 작용이 있어서 위와 장에 생기는 세균성 질환과 같은 식중독 등을 풀어줍니다.
3. 다양하게 즐기는 부추 요리법
여러 가지 증상들이 있을 때 부추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우선 부추죽이 있습니다. 부추죽은 설사하거나 감기 증상이 있을 때 아주 좋습니다. 부추의 따뜻한 성질이 몸이 차서 오는 설사와 감기에 효능이 있답니다. 다시마와 가다랑어포로 육수를 충분히 낸 다음 미리 불려둔 쌀을 넣어 부드럽게 끓여준 후 마지막에 부추를 잘게 썰어 넣고 간을 해서 뜨거울 때 먹으면 웬만한 설사도 멈출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답니다. 그리고 요즘에 건강을 위해 많이 해서 드시는 생즙이 있습니다. 부추도 생즙을 내서 잠자기 전에 마시면 스태미나 부족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침이 지속적이며 천식으로 인해 호흡이 빨라지고 가슴이 답답해 올 때도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부추 생즙은 믹서기에 곱게 간 후 거즈에 넣어 꼭 짜서 즙만 마시는 게 좋습니다. 생즙이 역겨워 마시기 힘들 때는 뜨거운 물을 타서 마시면 훨씬 수월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또한 생즙에 우유를 타서 마시면 임신 중 입덧에도 효과가 있답니다. 아침에 구역질이 심할 경우에는 부추 한 컵에 생강즙을 조금 넣어 드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입맛이 없을 때는 부추를 데쳐서 갖은양념을 넣고 부쳐서 먹으면 식욕을 증진하는 데 좋습니다.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부추전을 해 먹으면 그 또한 잃어버린 입맛 찾는 데 아주 그만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부추씨를 끓인 물이나 부추씨를 볶아 가루로 만든 것을 드시면 지속해서 오는 딸꾹질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추가로 부추를 사용하실 때 주의하실 점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부추는 잎의 길이가 약간 짧으며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진한 녹색이 좋습니다. 여름보다는 봄에 채취하는 게 더욱 좋으며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는 돼지고기와 참깨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토피성 피부로 고생하시는 분들과 몸이 항상 뜨거운 분들은 부추를 많이 드시면 안 된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